http://connect.garmin.com/activity/64735864
12시까지 눈이 안오길래, 오후쯤 눈이 오려나... 하며 나갈채비를 합니다. 슬슬 나갈라 하는데 하늘이 갑자기 어둠에 뒤덥히고... 눈이 올라 그러네요 ㅠ.ㅠ 결국 나가기 전에 조금씩 눈이 옵니다.
그냥 무시하고. 집안에서 준비운동 하고 출발합니다. 눈이 좀 오네요...
한참 내려가다가 도로 진입해서 나갈라는 찰라 응? 뭔가 이상하다? 쇼윈도에 반사된 내 머리를 보니, 으악!!! 이너헬멧(속모자)만 쓰고 헬멧을 안쓰고 왔다!!!
... 업힐만 할꺼면 간지나게 그렇게 가면 되겠지만 다운힐을 해야하고, 사고가 안나리란 보장도 없고;;; 집으로 되돌아갑니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네요. 쌓인게 3cm정도 되어보입니다. 순식간에 말이죠...
집에 헬멧 가지러 들어가며 고민합니다. 그냥 가지 말고 닭이나 뜯을까... 아니면 말 꺼낸김에 남산을 갈까... 닭 뜯을려니 왠지 우울해집니다. 그냥 출발합니다.
다운힐 하는데 눈발이 마구탁 때려서 얼굴도 아프고 앞도 잘 안보입니다. 괴롭습니다... 최대한 감속하며 내려갑니다. 고글도 쓰고 방한마스크도 했는데 ㅠ.ㅠ 잠시 도로측 자전거도로를 통해서 이동하는데 아뿔싸... 최근까지 녹지않은 치워놓은 눈더미(라고 쓰고 반 얼음덩이라 읽는다)가 밟히네요. 뒷바퀴가 종종 털리고 위험합니다. 눈 치워놓은게 보일땐 괜찮았는데 보이질 않으니 무섭네요. 어찌어찌 자전거도로 진립로 까지 왔습니다. 진입해서 우회전해서 서울쪽으로 가려는 찰라, 얼음이 자주 어는 구간이라 그만 실속해버렸네요. 다행히 우측 클릿을 빼서 땅을 딛긴 딛었는데 드롭바도 천천히 땅에 닿긴 닿습니다. 아... 이건 자빠링 한건지 안한건지.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구분이 안갑니다. 물론 풀숲과 자전거도로와도 구분이 안되는건 당연한거... 가상의 라인을 그려가며 달립니다. 눈 수북히 쌓인길을 스릴있게 달리다보니 30키로로 달리기만 해도 후덜덜하네요(언제 장애물이 나타날까) 밟으니 기분은 좋군요. 12키로 18키로로 달리는 눈길을 밟으면 평소 느낄수 없던 긴장감을 느낍니다 ㅠ.ㅠ
다리를 건너서 코너인 자전거 도로 중간에 이음새(작은 턱)이 있는곳이 있는데 살짝 미끌립니다. 좀더 좌측으로 이동해서 직선구간으로 진입합니다. 중간에 가다가 보행자 길과 자전거 도로를 연석(대리석)으로 구분해 놓은 길이 있습니다. 약간 단차도 있고... 뒷바퀴가 미끌 하며 올라가네요. 어이쿠. 이거 잘못하단 자빠링하겠다. 보이질 않으니 무섭습니다. 뭔가 x선이나 초음파로 시각화 할수있는 장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달려서 무사히 사고없이 탄천합수부에 도착합니다. 사진 찍으려고 준비하다보니 웬 로드자전거 한대가 잠실/팔당 방면으로 가네요. 이게 오늘 첫번째 로드.
약간 트레디셔널 지오메트리 같던데...
사진찍으려고 세워놓고 보니 이거 완전 눈덩어리군요. 브레이크는 보이질 않고...
내 자전거 허브가 파워탭 허브(파워미터가 내장된 허브)인가? ㄷㄷㄷ
오면서 아우터에 3단만 써서 그런지 그 외에 스프라켓엔 눈이 한가득...
그전부터 궁금했었던 한강 제설차량의 정체입니다.
10키로미터로 피빨면서(?)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그랬네요.
한참 가다가 배가고파서 편의점에서 라면에 빵을 먹으며 글리코겐을 충전합니다. 삼각김밥따윈 하나도 없네요. 물류차가 안온듯.
갈까말까 갈까 말까 또 고민하다가 그냥 일단 한강 잔차도로만 타보자, 잠수교 까지만 가보자, 하며 달립니다. 자동차 바퀴가 밟고 간 자리에 뒷바퀴가 마구마구 털립니다. 아주 스릴있네요;;; 역시 눈은 아무도 안밟은 자리가 쵝오. 길인지 잔디밭인지 보이지 않는 제설된 도로를 타고 잠수교까지 갑니다. 운동하는 사람이 꽤 있네요. 난 개가 싫은데 왜이렇게 개를 많이 데리고 다닐까? (고양이는 좋아요...)
결국 잠수교를 넘어 한남 나들목을 나갑니다. 오픈된 나들목이라 눈이 쌓여있는데, 아주 스릴있습니다. 평로라 타면서 익힌 '넘어질거 같으면 벽집기'신공을 응용해서 손잡이를 잡으며 버팁니다. 결국 잔차에서 내리지 않고 어케 어케 용케 올라왔네요. 무서웠습니다... 일단 내려서 눈을 왕창 밟으면 클릿에 끼여서 클릿장착이 힘들더라구요. 사실 그것때문에 그런건데 자피로의 작살슬립 덕분에 아주 죽을맛입니다.
도로타고 가다가 인도로 가는데 아... 오늘 므틉을 타고 왔어야 하는건데... 깍두기가 눈 쌓인 노면을 꽉 움켜쥐어줬을텐데 ㅠ.ㅠ 그런 생각만 듭니다. 버스승강장의 승객들을 비켜가며 도저히 출발할 접지력을 확보 못해서(밀면 되긴 하는데) 중간에 내려서 패배의 클릿커버를 신고 사진질이나 합니다.
올라갈까 말까... 또 고민이 되네요.
일단 3호선 다니는 곳이 편하고, 남자가 말 꺼낸 이상 국립극장이라도 가야겠기에, 안되면 이태원으로 우회할 생각으로 일단 끌바로 출발합니다. (가서 라멘이나 먹을까 했는데)
아우... 이놈에 클릿 슈즈는 눈위에서 걸을수가 없네요. 로드클릿이 아니라 므틉 클릿을 달았어야 했어 ㅠ.ㅠ 그게 아니지, 므틉을 타고 왔어야 ㅠ.ㅠ 궁시렁 구시렁 대며 일단 북한남 삼거리까지 왔습니다. 자전거가 밀리지도 않고, 신발이 마찰력을 제대로 주지 않아 미끌려 허리가 아픕니다 ㅠ.ㅠ 여튼 지도를 보며 이태원으로 갈지, 남산으로 갈지 고민... 이왕 끌바하며 온거, 남산도 못올라갈꺼 같으면 끌바로 가지 뭐, 하며 일단 고...
계속 끌바로 갑니다. 아... 너무 힘듭니다. 미끌리고. 삼거리에서 국립극장쪽으로 진입하는 자전거도로...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마찰력을 충분히 줄수 있을줄 알았거늘. 사람들 발자국에 뒷바퀴 앞바퀴 할것없이 털립니다. 평로라 타며 얻은 벽잡기...가 아니라 손잡이 잡기 신공으로 버티며 올라보지만 미끌리기만 하고 넘어지려 하여... 또 끌바. 가다보니 도랑은 눈이 안 쌓여있고(망 형태) 혹시나 싶어 보니 눈 위보단 훨 낫습니다. 필살 도랑타기로 가다 불안하긴 마찬가지라 그래도 미끌리는 눈 위를 끌바합니다. 가는도중에 420번 버스가 시커먼 눈덩어리를 확 튀기고 가네요... 개객기...... 브레이크에 눈이 뭍어서 제동력이 떨어졌으리라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커버 낀 채로 내리막에서 잠깐 타보았습니다. 헉... 제동이 안됩니다 ㅠ.ㅠ 발브레끼로 서서 다시 끌고갑니다. 커버 안씌웠으면 클릿하나 또 버릴뻔 했군요. 역시 브레이크는 정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각종 메뉴얼에 굉장히 경고를 많이 하더군요)
여튼 국립극장에 도착! 버스가 왔다갔다 해서 매표소 쪽은 온통 검은 눈+녹은물 투성이네요. 눈을 치워놓은 길을 가다보니 눈 더미가 있습니다. 이거 왠지 자전거를 잡아줄거 같은 느낌? 이였는데 힘이 없네요. 국립극장 계단쪽에 사진찍으러 가는데 왠 발자국이 이렇게 많은지... 누가 와서 사진찍었나? 설마~~~ http://gall.dcinside.com/list.php?id=bicycle&no=473732&page=4&bbs=
많은 사람이 왔다간 모양이군요. 눈도 오는데... 어휴... 자덕냄새...
여튼 인증샷!
또다시 고민...(맨날 고민해)에 빠집니다. 올라가느냐, 걍 쟈철타고 가느냐... 일단 못먹어도 고... 매표소 통과하며 왠지 아저씨가 타고 올라가지 말라고 막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그런 제지는 없었고. 약수터 삼거리에 도착. 피 빨며 올라갈 버스를 기다리면서 '휠셋도 무거워졌고, 간만에 타는거니 그냥 10분 안쪽만 찍자' 라고 다짐하며 몸풀며 기다려 봅니다.
눈이와서 그런가 버스 리젠시간...이 길더군요. 버스와서 출발하는데 아뿔싸... 클릿끼우기 실패... 다시 오른발로 파워 페달링! 하며 끼워서 끼워넣긴 했는데... 갑자기 겁나고 무섭고 꼬이는 느낌이 드네요. (꼬이긴 눈오는데 잔차타고 나온거부터 꼬인거지)
한 10초정도 페이스 메이커로 버스를 이용하고(...) 쿨하게 언덕을 올라갑니다. 초반은 왜이렇게 쉬운지... 쭉쭉 올라가네요. 그러나 좀 올라가다보니 역시 업힐은 힘듭니다. 으헥으헥... 힘들고... 중간에 버스 기다릴때 봤던 삼각대 들고가던 사진사(찍사)분이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하시네요. "네~~~"하며 페달을 밟습니다. 오랜만에 왔고, 또 코스 리듬이 생각이 안나서 그저 시간만 참고하며 올라가는데 6분대쯤 되니 '이시간이면 도착하는 인간들이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해지네요... 역시 살을 빼야겠습니다.
댄싱도 너무 무리하게 한거 같고, 댄싱후 풀 이너로 바꾸었지만 댄싱전 50-60rpm이였다면 70-75rpm밖에 나오질 않네요. 슬슬 다리에 힘이 빠져가는거 같고, 젖산이 쌓이는게 느껴집니다. 호흡은 가빠지고, 천천히 깊게 숨을 쉬려 하는데 호흡은 잘 되네요;;; 그저 호흡만 잘되고 끝이네요.
약간 직선인 언덕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올라왔습니다. 다리가 아파서 댄싱으로 풀어주며 올라오는데 힘들군요. 마지막 직전 코너를 돌며 약간의 내리막... 2단 더 기어를 올리지만 댄싱할 여력은 없고 잠깐 밟고는 그냥 시팅으로 돌립니다. 마지막 언덕이 보이네요. 댄싱을 하는데 아... 끝까지 댄싱 칠 자신이 없습니다. 솔찍히 파워도 다 쓸 자신도 없고. 여튼 댄싱후 시팅, RPM을 토크를 줘가며 막 밟습니다. 평소보다 좀 떨어졌네요. 휠셋인지 간만에 타서인지, 둘다인지... 올라가는동안 소울? 서울타워 차량인듯한 차량 두대와 순찰차 한대. 버스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눈와서 쿨타임이 길어진듯. 큰차가 없어서 도로에서 보행로로 빠지지 않고 좌측 끝에 붙어서 살살 갔는데 별 문제는 없었네요.
파워를 다 쓰지도 않고 남은 상태여서 아쉽고 땀이 안나서 좋긴 한데, 예전만큼 그리 힘들지도 않고... 이래저래 아쉽기만 하네요. 브레이크가 들지 않기 때문에 다운힐은 불가능, 잠깐 쉬고선 끌바해서 왔던길을 내려갑니다. 2키로미터를 걸어간다는게 꽤나 오래걸리는군요. 가는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싶고 이런저런게 많이 떠올랐는데 뒤에서 빼서 지퍼백에서 빼서 찍기 귀찮아서... 걍 한참 걸어가다가 해가 지고(17:44) 가로등에 불이 들어옵니다. 혼자 사진 막 찍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사진 찍어줄까? 하며 말을 걸어옵니다. 챙피하다며 거절했는데 좋은 추억이라며 하고는 가시더군요. 으흑...;;; 확실히 눈이 오니 사진빨이 잘 받는거 같긴 해요.
힘들게 내려가서 동대입구역 까지 한참 걸어갔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아저씨 무리들을 만났는데 대단하다며 추겨세워주시더군요. (이런날씨라서? 아니면 기상상태가 이런데 로드라서?) 근데 시커먼 모범택시가 길가에 시커먼 눈덩이를 확 튀기며 가더군요. 기분이 쪼끔 나쁠랑 말랑... 뭐 나야 비싼 져지 안입고 와서... 걍 빨면 되긴 한데 찝찝...
한참 편의점 찾아서 들어가서 삼각김밥, 그냥김밥 먹고 지하철 타고 이동합니다. 지하철이 마침 들어오는데, 내가 들어온곳은 제일 뒤... 내가 가야할곳은 제일 앞... 미친듯이 뜁니다. 타는건 규칙상 안되고, 여튼 막 뛰는데 다행히 문 열릴때 1-4.... 무사히 탑승완료. 앞칸은 앞칸인데 앞쪽인가 뒤쪽인가... 고민하다 앞쪽으로 끌고 갑니다. 휴... 지하철 타러 내려오기전 몇번 자전거 탕탕 튀겨서 눈을 떨구고 들어갔는데 아뿔싸...세세하게 타이어 주걱으로 띄어낼껄... 지하철 안이 더워서 달려있던 눈들이 녹으며 흘러내리기 시작합니다 ㅠ.ㅠ 미안하기도 하고 어찌 할수가 없어서 그저 바라만 보는데 사람들 타고 내리는걸 보니 불안합니다. 혹시나 물때문에 미끄러질까봐... 넘어지면 잡아줘야 하나? 하며 조마조마 했는데 아무도 넘어지진 않았네요. 나중에 지하철 운전사 교대하는데 잠깐 눈 녹은물 보더니 운전실로 휙 들어가더군요.
여튼 되게 미안하더라구요. ㅠ.ㅠ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꼭 눈 잘 제거하고 탈께요. 한시간 넘게 앉지도 못하고 자전거에 기댄채 왔습니다. 자리가 텅텅 비어도 그러고 왔네요.
깨끗해진 자전거... 허나 나가면 또 더러워질. 서울에 비해 집 근처는 그리 많이 오진 않아 보이네요. 눈 녹은물은 정말 민폐네요 ㅠ.ㅠ
결국 억지와 고집으로 기어이 자전거를 끌고 나가서 일요일인지라 무사히 지하철 타고 복귀했는데 1. 최근에 온 눈쓰레기가 다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눈이 온경우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 2. 사람이든 자동차든 꽤 쌓인 눈을 누군가 밟고 지나간 자리는 밟으면 뒷바퀴가 털린다. 3. 경사진곳에 눈이 많이 내렸다면 내리막이든 오르막이든 끌바... 차도야 뭐 계속 지나다니면서 녹으니까... 4. 눈, 비 오는날은 제동력이 급격히 감소한다. 비 보다 눈이 더 심한듯. 5. 눈위에서 끌바할땐 클릿커버 필수. 눈이 끼면 페달에 클릿이 안들어감.
다들 안라, 즐라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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